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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 커뮤니티 마케팅의 부상
한때 마케팅은 일방향의 광고가 전부였다. 제품을 소개하고, 혜택을 내세우고, 고객의 반응을 기다렸다. 하지만 요즘 고객은 더 이상 이런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순한 구매를 넘어 ‘연결’을 원한다. 마케터인 우리는 그 니즈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커뮤니티 마케팅’이라는 키워드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지금부터, 왜 고객이 이렇게까지 ‘관계’를 중시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커뮤니티 마케팅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연결’을 원하는 고객들의 증가
2020년대 초반 팬데믹을 겪으며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경험했다. 그 경험은 고객의 기본적인 ‘연결 욕구’를 더욱 자극했고,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대화’와 ‘참여’를 유도하는 콘텐츠에 더 많은 반응을 보이게 만들었다. 이제 고객은 브랜드와의 단발성 접점이 아닌, 지속적이고 정서적인 관계를 원한다.
특히 MZ세대는 이러한 욕구를 강하게 드러낸다. 제품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왜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는 커뮤니티 안에서 찾고 싶어 한다.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제품을 사용하는 경험, 브랜드가 주최한 소규모 오프라인 모임, 혹은 브랜드 계정에서 진행되는 Q&A 세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제 고객은 광고보다 사람을 믿는다. 후기,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브랜드 팬들의 활동이 오히려 광고보다 더 강력한 설득력을 갖게 된 배경이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브랜드가 고객과 연결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지 않으면 더 이상 선택받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에 ‘소속감’을 느끼다
고객은 이제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속’되고 싶어 한다. 단순한 팬을 넘어 ‘내가 속한 커뮤니티’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 바로 커뮤니티 마케팅의 핵심이다. 이 트렌드는 특히 니치 마켓,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취향 중심 커머스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독립출판물 커뮤니티나 친환경 소비자 그룹처럼 브랜드가 특정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 그 브랜드는 더 이상 제품만을 판매하는 존재가 아니다. 고객은 자신이 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브랜드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브랜드 커뮤니티’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들 뿐만 아니라, 브랜드 위기 상황에서도 방어막이 된다. 실제로 고객 커뮤니티 내에서 이슈가 발생했을 때, 기존 고객들이 브랜드를 옹호하거나 논의를 중재하는 모습을 보며 이 힘을 체감한 적도 있다.
소속감을 형성하는 요소는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경험과 상호작용이다. 브랜드가 고객을 어떤 식으로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며,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결국 고객은 ‘들어주는 브랜드’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
‘참여’ 자체가 가치가 되다
요즘 고객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콘텐츠를 함께 만들고 싶어 하며, 그 과정 자체에서 가치를 느낀다. 이건 브랜드에게 새로운 기회를 의미한다. 즉, 고객이 브랜드의 ‘참여자’가 될 수 있도록 판을 짜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들이 고객을 공식 콘텐츠의 공동 제작자로 참여시키고 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고객의 아이디어를 받거나, 캠페인 영상에 고객의 사진을 활용하거나, 리뷰를 큐레이션 콘텐츠로 다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콘텐츠는 일반적인 광고보다 훨씬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고, 더 높은 전환을 유도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디지털 공간의 설계’다. 커뮤니티 마케팅은 단순히 SNS에서 댓글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브랜드 전용 플랫폼이나 채널 안에서 고객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콘텐츠를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효과를 발휘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 슬랙 채널, 디스코드 커뮤니티, 자체 커뮤니티 앱 등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있다.
참여 기반의 콘텐츠는 생산 비용도 낮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고객에게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브랜드’라는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요즘 고객에게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브랜드를 선택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마무리하며
고객은 더 이상 ‘소비자’라는 말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들은 연결되고 싶고, 소속되고 싶고, 참여하고 싶다. 그 니즈에 응답하는 가장 진화된 마케팅 방식이 바로 커뮤니티 마케팅이다. 관계의 깊이가 곧 브랜드 자산이 되는 시대, 이제 마케터의 역할은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함께하는 방식’을 설계하는 것이다. 관계 중심 마케팅의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제는 그 흐름에 탑승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