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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많은 마케팅 트렌드가 쏟아진다. AI 마케팅, 제로 파티 데이터, 버추얼 인플루언서, 초개인화 콘텐츠, 유니버스 마케팅까지. 하지만 현실 속 중소기업 마케터에게는 이런 키워드보다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이 중에서 실제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뭐지?”
2025년, 마케팅 트렌드는 분명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이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화려한 트렌드를 무작정 도입하기보다는, 우리의 리소스와 고객의 행동을 기준으로 실질적인 ‘성장 발판’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중소기업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마케팅 트렌드 3가지를 정리해봤다.
‘고객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 – 옴니채널보다 ‘단일 경험’
대기업은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웹사이트, 앱, 오프라인 매장, 소셜 미디어, 고객센터까지 모든 채널에서 동일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인력과 자원이 한정되어 있어 이 모든 채널을 고르게 운영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중소기업이 선택해야 할 방향은 “모든 채널이 아니라, 핵심 채널 하나를 중심으로 한 일관된 고객 경험”이다.
예를 들어, 우리 브랜드의 주요 고객이 인스타그램에서 유입된다면, 제품 소개부터 고객 응대, 이벤트 운영, 리뷰 피드백까지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인스타그램 중심으로 통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고객에게 ‘일관된 인상’을 주는 것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2025년에는 AI 챗봇, 자동응답 메시지, 스케줄 포스팅 등 다양한 자동화 툴이 소규모 브랜드에게도 접근 가능해졌다. 우리는 이 기술을 모든 채널에 무분별하게 쓰기보다는, 가장 효과가 높은 플랫폼에 집중해,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정제하고 심화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중요한 건 ‘몇 개의 채널을 운영하는가’가 아니라, ‘고객이 어느 채널에서 경험을 시작하고, 어떻게 기억하는가’다. 중소기업에겐 작지만 강한 채널 하나가 전체 마케팅 전략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
‘짧고 진한 콘텐츠’ – 버티컬 콘텐츠의 성장
2025년 마케팅 콘텐츠의 키워드는 짧고, 명확하며, 맥락이 있는 콘텐츠다. 더 이상 길고 화려한 브랜드 영상이나 정제된 광고가 고객의 눈길을 끌지 않는다. 특히 버티컬 콘텐츠(세로형 숏폼 콘텐츠)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전략이 되었다.
하지만 중소기업 마케터 입장에서는 “숏폼 만들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뭘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고민이 많다. 중요한 건 고퀄리티 영상보다 고객과 맥락이 맞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실제로 제품 패키징 과정을 30초 숏폼으로 보여주거나, 대표의 일상 Vlog에 제품을 자연스럽게 녹이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 영상들은 스크립트 없이도 진정성을 느끼게 해주었고, 조회수보다 브랜드 인식 전환에 큰 효과를 주었다.
이처럼 짧은 콘텐츠로 고객의 관심을 얻고, 그 이후 깊은 콘텐츠로 연결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숏폼에서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유도한 뒤, 자세한 정보를 담은 블로그 글이나 카카오 채널로 유입시키는 식이다.
중소기업에게는 ‘모든 걸 한 콘텐츠에 담으려는 욕심’보다, 콘텐츠 하나에 단 하나의 메시지를 담는 전략이 훨씬 유효하다. 한 메시지에 집중된 짧고 진한 콘텐츠, 이게 2025년에 꼭 필요한 접근법이다.
‘데이터 해석보다 데이터 활용’ – 작은 CRM의 힘
2025년 마케팅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AI를 통해 고객 행동을 예측하고, 맞춤형 오퍼를 제공하자”는 문장이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예측하기 전에, 제대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부터가 큰 과제다.
우리는 실제로 고객 데이터를 쌓고 있었지만, 그걸 마케팅에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첫걸음으로 도입한 것이 바로 간단한 CRM 시스템(예: Hubspot Free, Airtable, Notion 기반의 수기 CRM)이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고객 구매 이력, 유입 경로, 문의 내용 등을 정리했고, 이를 기반으로 소규모 타겟 캠페인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구매 후 30일이 지난 고객에게 리뷰 요청 메시지를 자동 발송하거나, 특정 카테고리에서 두 번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맞춤형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이건 ‘복잡한 AI 분석’이 아니라, 기초적인 고객 분류만으로도 충분히 매출을 유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였다.
데이터 마케팅은 고도화된 기술보다, 먼저 데이터를 쌓고, 분류하고, 쓰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엑셀이라도 좋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록과, 거기서 출발하는 작은 액션이 2025년 마케팅의 진짜 본질이다.
2025년의 마케팅 트렌드는 기술적으로는 더 복잡해지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가져가야 할 핵심은 ‘적은 자원으로도 지속 가능한 마케팅’이다. 그래서 수많은 트렌드 중 우리가 선택할 기준은 단 하나, 고객과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가다.
여러 채널보다 고객과의 일관된 경험
긴 콘텐츠보다 명확한 메시지
복잡한 분석보다 실용적인 활용
이 세 가지가 중소기업에 ‘진짜’ 필요한 마케팅 트렌드다. 그리고 이건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성장을 만드는 단단한 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