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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써본 인생 에세이형 다이어리템 비교리뷰

by milkytori 2025. 4. 15.

내가 직접 써본 인생 에세이형 다이어리템 비교리뷰
내가 직접 써본 인생 에세이형 다이어리템 비교리뷰

초등학교 때는 그림일기로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다이어리를 써 오고 있는데 이것저것 써 본 결과 나한테 제일 잘 맞는 다이어리를 추천해 보려고 합니다.

일상을 기록하는 감성 다이어리 – 무인양품 vs. 몰스킨

내가 다이어리를 처음 쓰기 시작한 건 단순히 스케줄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늘 나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에세이형 다이어리. 하루의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둔 다이어리다. 가장 먼저 손에 든 두 제품은 무인양품(MUJI)몰스킨(Moleskine)이었다.

무인양품의 다이어리는 정말 심플하다. 불필요한 디자인이나 장식이 없어서, 마치 백지 노트를 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구성되어 있어 자유롭게 쓰기 좋고, 줄 간격이 넓지 않아 글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최적이다. 무엇보다 종이 질감이 굉장히 부드러워서 만년필이나 젤펜으로 글을 쓸 때의 감촉이 좋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너무 미니멀한 나머지 날짜나 요일, 월간 플래너 등 ‘다이어리’로서 필요한 기본 요소들이 없어서 내가 일일이 적어야 했다.

반면 몰스킨은 한눈에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표지의 질감, 두툼한 종이, 정갈한 레이아웃은 확실히 감성적이다. 날짜가 없는 형태라 자유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나는 몰스킨의 데일리 저널형 노트를 사용했는데, 하루에 한 페이지씩 글을 쓸 수 있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뭔가 중요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게 몰스킨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다만 가격대가 부담스럽고, 다 쓴 뒤에는 쉽게 보관하거나 스캔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쉬웠다.

두 제품을 비교하자면, 무인양품은 실용성과 기록 중심, 몰스킨은 감성과 소장 가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생각을 가볍게 쓰고 싶다면 무인양품이, 한 문장이라도 진지하게 쓰고 싶은 사람에게는 몰스킨이 더 잘 맞는다. 나처럼 감성과 실용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아침에는 무인양품으로 짧은 메모를, 밤에는 몰스킨에 하루를 정리하는 식으로 병행해도 좋다.

글쓰기를 위한 다이어리 – 템플릿형 vs. 백지형

에세이형 다이어리를 쓰다 보면 ‘내가 오늘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템플릿형 다이어리다. 정해진 질문, 프롬프트, 혹은 체크리스트가 있어 생각을 끌어내주는 역할을 해준다. 내가 직접 써본 제품 중 기억에 남는 건 인생질문 다이어리와 OODA 다이어리였다. 반면, 백지형 다이어리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아무 형식 없이 내가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질문 다이어리는 이름 그대로 나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들이 매일 실려 있다. “오늘 나를 웃게 한 일은?”, “지금 내 삶에서 가장 감사한 것은?”, “지금 이 감정의 근원은 무엇일까?” 등 일상 속에서 그냥 지나쳤을 감정이나 생각을 끄집어내는 데 탁월하다.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쓰다 보면 매일의 질문이 마치 상담처럼 느껴질 정도로 깊이 있게 들어갈 수 있다. 일기보다 ‘에세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글쓰기를 훈련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OODA 다이어리는 군사 전략 개념인 OODA 루프(Observe, Orient, Decide, Act)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다이어리다. 이 다이어리의 흥미로운 점은 ‘객관적인 나’를 관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루에 있었던 일, 느낀 점, 행동 패턴, 그리고 내일의 계획까지를 구조화해서 쓰도록 유도한다. 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느낌이 든다. 단점은 아무래도 형식이 고정되어 있어서 감정에 따라 자유롭게 쓰기엔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백지형 다이어리, 예를 들면 로이텀1917이나 트래블러스 노트 같은 제품은 완전 자유다. 하루에 한 페이지를 쓸 수도 있고, 감정이 넘치는 날엔 두 페이지도, 없을 땐 반 페이지도 가능하다. 다만, 이 자유로움이 때로는 ‘오늘은 뭘 써야 하지?’라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창의성이 중요한 사람에게는 최고의 무기지만, 루틴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혼란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템플릿형은 꾸준함과 깊이, 백지형은 자유와 창의성이다. 에세이형 글쓰기를 훈련하고 싶다면 템플릿이 훨씬 더 도움이 되지만, 기록 자체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백지형이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

나만의 루틴을 만든 다이어리 – 하루하루, 꾸준함의 마법

내가 진짜로 다이어리의 힘을 느낀 건, 어떤 브랜드를 쓰느냐보다 매일 꾸준히 썼을 때였다. 그래서 마지막으로는 ‘형태보다 루틴’에 집중하게 해 준 다이어리들을 소개하고 싶다. 그중에서도 내 인생 다이어리템으로 꼽을 수 있는 제품이 바로 하루하루 다이어리와 삼성 스텝업 저널이다.

하루하루 다이어리는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쓰는 사람의 루틴을 잘 잡아주는 제품이다. 하루를 아침/점심/저녁으로 나누고, 감정 체크, 식사 기록, 중요한 일 하나 적기 등 아주 기본적인 구성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단순함이야말로 이 다이어리의 가장 큰 강점이다. 나는 하루하루 다이어리를 쓰면서 하루에 한 번 나 자신을 점검하는 루틴을 만들 수 있었다. 특히, 감정 온도계나 오늘의 베스트 순간을 기록하는 칸은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 속에서 내가 무엇에 반응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해 줬다.

삼성 스텝업 저널은 약간의 코칭 기능이 들어간 다이어리다. 하루를 설계하고, 마무리하는 프로세스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계획 → 실행 → 피드백의 루프를 돌게 된다. 아침에 오늘의 목표를 적고, 저녁에 스스로 평가하는 구조인데, 마치 나만의 코치가 옆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생산성 실험이나 자기 관리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이 다이어리가 상당히 유용하다.

루틴 다이어리의 핵심은 ‘기록’보다 ‘점검’이다. 하루하루 스쳐가는 감정과 행동을 붙잡고 정리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삶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게 바로 에세이형 다이어리의 힘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루틴형 다이어리는 가끔 지루할 수도 있고, 건너뛰게 되면 다시 복귀하기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하루하루 다이어리와 백지형 노트를 병행하고 있다. 앞쪽엔 루틴 기록, 뒤쪽엔 자유로운 에세이. 이 조합이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다이어리 루틴이다.